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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구매 리뷰

나의 첫 생리컵, 이브컵 구매와 사용 후기 (실패의 쓴맛)

by 나무늘짐 2020. 4. 10.

탐폰 경력 근 6년 차.

생리대의 축축하고 찝찝한 세계를 벗어나 탐폰을 사용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그러다 더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생리컵을 알게 되었다. 

한국으로 수입이 풀린 지는 꽤 됐지만 내가 알게 된 지는 1년 남짓이다. 

그 사이 국산 생리컵도 여러 브랜드가 생겨났다. 더불어 사람들의 수많은 생리컵 실패 혹은 성공 후기도 쌓였다.

 

해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생리기간이 다가오면 '아맞다 생리컵! 다음 생리 때 사야겠다' 를 다짐하는 이 무한 반복을 1년정도 하고 나서야 생리컵을 처음으로 구매했다.

 

 

STEP1. 이브컵 생리컵 구매

 

생리컵을 처음 구매하기에 앞서 어떤 브랜드의 생리컵을 사야 할 지 고민이 됐다.

브랜드마다 모양, 크기, 탄성 등이 달라서 사람마다 맞는 생리컵 브랜드가 다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러 업체의 제품을 사용해보고 본인에게 꼭 맞는 생리컵을 찾으면 골든컵이라고 부른다고 한단다. 

 

어쩔 수 없이 생리컵 입문자인 나는 여러 사람들의 사용 후기를 참고해야 했다.

생리컵 종류를 주로 훑어보니 루나컵, 이브컵, 레나컵, 디바컵 등 종류가 너무 많았다. 

구매를 결심한 날이 생리 첫 날 이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배송받아 사용해보고 싶어서 해외 직구 제품은 제외하고

입문자용으로 많이 쓰는 생리컵, 빠른 배송 두 조건을 만족하는 이브컵을 구매했다. 

 

그리고 후기에 이브컵이 다른 브랜드보다 더 말랑해서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괜찮다는 내용이 있기도 했다. 

 

사이즈는 Mini, S, L 사이즈가 있다. 

생리혈이 많은 편이어서 가장 큰 사이즈를 사야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입문자니 욕심부리지 않고 S 사이즈로 구매했다. 

초심자용으로 두가지 사이즈를 모두 보내주는 세트 상품이 있기도 하다. 

일단 실패할 지도 모르니 제품 하나만 구매했다. 

 

 

 

쿠팡 로켓 배송으로 바로 다음날 받았다. 이 날이 생리 이틀 째였으니, 제일 생리양이 많은 날 아침에 개봉했다.

최대 12시간 착용이라고 포장용기에 적혀있는 것처럼

생리컵의 가장 큰 무기는 오랜 착용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느낀 탐폰의 단점은 최대 4시간으로 착용 시간이 짧다는 거였는데 생리컵은 그 2배 이상이어서 그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FDA인증. 

의료기기 분류인 줄 알았는데 생리컵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된다. 생리혈 처리기구는 의약외품이라고 한다. 

 

또 생리컵이 탐폰과 다른 점은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사용하고 끓는 물에 한번 소독해주면 재사용 할 수 있다. 전자렌지나 뜨거운 물에 소독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나의 의문은 이거다.

'야외 활동 시 공중 화장실에서는 어떻게 재사용 하지?' 

집에서는 생리컵을 빼고 세척하고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공중 화장실은 사람들 다보는데 세면대에서 세척하기 민망하고, 그렇다고 물티슈로 대충 닦고 다시 사용하는 것도 찝찝할 것 같은데..

생리컵 두개 정도는 들고 다녀야 한다고 해도, 이미 쓴 생리컵은 어떻게 세척해서 보관하지....와 같은 여러 생각이 든다.

 

 

 

이브컵 포장을 개봉하니 상품구성은 이렇게나 단촐하다.

설명서 하나, 그리고 개별포장된 생리컵 S 하나.

다른 제품은 생리컵 보관할 수 있는 용기를 따로 주기도 하는데 이브컵은 그런 건 없어서 아쉬웠다. 

생각해보니 생리컵을 휴대할 수 있는 파우치나 용기가 꼭 필요할 것 같다. 

 

 

 

처음으로 생리컵을 봤을땐 아니 저런 걸 어떻게 몸속에 집어넣냐고 경악했는데

후기 찾아본다고 계속 생리컵을 봐서 그런가 실제로 보니 오히려 앙증맞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꼬리가 길 줄 알았는데 길지 않다. 이 길지 않은 꼬리 때문에 고생한 이야기는 뒤에서,,

 

 

 

STEP2. 생리컵 넣기

설명서에도 나와있지만 대표적으로 생리컵을 넣을 때 접는 방법은 위와 같다. 

나는 C-FOLD 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것 같아 선택했는데 정말 고생했다.

근데 사실 처음 사용이라 어느 폴딩 방법을 사용했어도 똑같이 고생했을 거라 예상해본다.

C-FOLD 로 폴딩하고 '도대체 얘가 어떻게 들어가지?' 라는 생각으로 넣었다 뺏다를 무한 반복했다.

넣기도 전에 자꾸 폴딩이 풀어져서 1차 고생했고, C-FOLD 모양이 전체적으로 둥글기 때문에 어느 부분을 먼저 넣어야 하는 지 몰라서 여기저기 찔러넣어 보느라 2차 고생했다. 

탐폰 경력 5년이라는 나름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에 미친듯이 시도했다. 절대 포기하지않을거야...

오기로 계속 시도하니 어느 순간 갑자기 쑤욱 들어갔다. 

그 느낌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뺄까 싶었지만 출근시간이 다가와서 일단 낀 채로 나가보기로 했다.

 

숙련자가 아니기 때문에 생리컵 사용 방법은 유튜브나 다른 오랜 경험자의 후기 글을 보는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러나 나의 실패 후기를 토대로 다른 후기를 다시 공부해 본 결과 얻은 유일한 지식은 이거다.

 

  • 질 방향이 눕혀져 있기 때문에 수직방향으로 생리컵을 넣지 말고 등쪽으로 비스듬히 넣는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

 

그 외 폴딩 방법이나 넣는 방법은 정말 사람마다 편한 방법이 다른 것 같다.

나도 일단 꾸준히 사용해보고 나만의 방식을 찾아야 할 것 같다. 

 

 

 

 

STEP3. 생리컵 빼기

 

 

내게 정신적 충격을 줬던 생리컵 빼기.

 

오전근무 잘 하고 점심시간에 두근거리며 화장실을 갔다. (다행히 회사 화장실은 세면대까지 프라이빗하게 쓸 수 있다.)

어떤 자신감이었는 지 '그냥 꼬리 잡고 빼면 되겠지' 라는 생각 이었다. 그래서 빼는 방법에 대한 매뉴얼은 한 글자도 읽지 않고 탐폰빼는 식으로 빼자고 당차게 들어갔다.

 

1. 꼬리 잡기 실패

꼬리를 잡으려고 보니 꼬리가 저 안에 깊숙히 박혀있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꼬리를 잡으려면 손가락 두개가 필요하지 않은가.. 일단 손가락 두개를 넣는게 쉽지 않고, 하나만 넣으니 꼬리가 계속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정말 산부인과 가야되나 고민했다.

정말 이 악물고 치열하게 손가락 싸움하다가 겨우 꼬리를 잡았는데 잡고 당기려보니 자꾸 꼬리가 미끄러진다.

꼬리가 작아서 그런 지, 재질이 너무 부드러워서 그런 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잡고 당기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생리컵을 하려면 손톱을 길러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이런저런 알 수 없는 원인을 뒤로 하고 어찌저찌해서 겨우 꼬리를 밑으로 잡아당길 수 있었다.

 

2. 생리컵 안빠짐

탐폰처럼 꼬리를 잡고 쭈욱 빼면 되는 줄 알았다.

생리컵 꼬리 잡고 밑둥이 조금 나오길래 그대로 살살 잡아당기니 안빠진다.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 이거 힘을 줘서 빼야되나?' 싶어서 이번에도 오기로 힘을 줘서 뺐다. 

화장실에 울려퍼진 뻥~~~~~~~~ 소리와 함께 생리컵이 확 빠졌고 잡아당긴 힘 때문에 안에 차있던 생리혈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철펔.

 

3. 스트레스

흡수된 게 아닌 담겨있는 생리혈을 마주한 것도 처음인데 게다가 그 혈이 포물선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장면은 정말 슬로우 모션으로 각인됐다. 아픈건 둘째치고 정신적 충격과 밀려오는 스트레스를 겨우 수습하고 

생리컵 세척을 하고 조용히 생리대를 차고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생리컵 재시도는 절대불가였다.

 

4. 빼는 방법 다시 익히기

내가 한 방법이 틀리다는 건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그제서야 유튜브를 찾아봤다. 

유튜버가 '꼬리 잡고 뚫어뻥처럼 빼시는 분은 없겠죠~?' 하는데.. 여기 있어요................

내가 알아야 했던 사항들을 요약하면

 

  • 아랫배에 힘을 주면 생리컵 꼬리가 아래로 밀려내려온다.
  • 꼬리는 위치를 찾는 용도이다. 위치를 찾으면 꼬리를 약간만 당기면 된다.
  • 진공상태이기 때문에 잡아당기면 빠지지 않는다. (힘주어 잡아당긴 1인)
  • 살짝 비틀거나 생리컵 밑둥을 눌러주며 진공상태를 풀어줘야 한다.

 

이 글을 보는 입문자가 있다면 꼭 매뉴얼이나 유튜브를 참고해서 안전하게 생리컵을 빼길 바란다. 

 

 

 


어쨌든 생리컵 사용후기는 실패였지만

5시간동안 착용했던 짧은 시간 동안은 정말 생리를 하나? 싶을 정도로 편했다.

탐폰은 그래도 이물감이 약간은 느껴지는 상태에서 생활해야하는데

생리컵은 희한하게 착용하고 있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다시 도전해봐야 하겠지만 확실히 생리컵 사용에 능숙해진다면 생리 기간동안 삶의 질이 확실히 향상될 것 같다.

 

어쩌다보니 이브컵 자체의 리뷰보다는 생리컵 사용 후기 쪽에 글의 초점이 벗어난 것 같기도 하다. 

우선 이브컵의 재질이 굉장히 말랑거려서 넣을 때 덜 아프기도 했다.

그러나 나중에 찾아보니 입문자는 조금 단단한 생리컵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한다. 

또 꼬리길이가 작아서 생리컵을 빼기 위해 꼬리를 잡고 당기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 외, 생리 파우치나 용기 같은 세트구성도 없었던 건 좀 아쉽다.

 

이브컵이 모양이나 크기가 무난하긴 하지만, 입문자 용으로는 버거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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