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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RESTAURANT

신사 무아 - 가성비는 있지만 유종의 미가 아쉬웠던 퓨전 일식집

by 나무늘짐 2020. 3. 16.

우연히 알게되고 무척 가보고 싶었던 신사 무아. 드디어 가봤다.

코로나때문에 더더욱 돌아다니지도 못하니, 이렇게 한 번 마음 먹고 나가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오늘의 명분은 화이트데이였다. 정말로 간만에 치마도 입었다.

 

 

 

 

 

 

 

양복점 2층이라고 사전에 안내받았다. 간판은 없지만 양복점이 이 근방에 굉장히 뜬금없이 화려하게 있기 때문에 찾기는 어렵지 않다. 차를 타고 가서 수월하게 도착했지만, 주차는 수월하지 않았다.

주차장과 발렛 모두 없어서 근처 길목에 눈치껏 주차해야한다.

나는 먼저 올라갔지만 내칭구는 주차하느라 진땀빼고 한참 뒤에 올라왔다.

 

 

 

 

 

 

 

 

 

 

 

2층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문. 

 

 

 

 

 

 

 

 

 

 

 

 

공간은 굉장히 작다. 블랙 톤에 모던한 분위기가 넘쳐흐른다. 오픈 키친을 엿볼 수 있는 바 자리와 커튼 뒤에 테이블 자리가 2개 있다. 바 자리는 거의 만석이었고, 식사하는 내내 계속 손님이 바뀌었다. 코로나도 비껴간 인기.

바 자리에 앉는 걸 좋아하는데 내칭구가 테이블 자리로 예약하는 바람에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가만 보니 바테이블 의자 간격도 매우 좁고, 만석이기도 해서 요즘 시국에 맞는 자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내가 너무 산만하게 먹었기 때문에 편안하게 호들갑 떨기에는 조용한 테이블 자리가 훨씬 나았다.

그럼에도 오픈키친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바 자리 추천, 아니면 조용하고 편안한 테이블을 추천한다.

 

 

 

 

 

 

 

 

 

 

 

미리 예약하면 이렇게 예쁘게 세팅이 되어 있다. 

 

 

 

 

 

 

 

 

 

 

 

7코스로 예약. 

이 곳의 소소한 이벤트? 같은 것 중 하나. 미리 예약하면 메뉴판에 이름을 같이 써주신다. 대접받는 기분이라 좋다.

큰 메뉴 구성 틀은 바뀌지 않고, 계절마다 제철 요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한 두달씩 재료가 바뀐다고 한다.

인기가 좋은 고등어스시는 고정 메뉴고, 그 외는 재료가 조금씩 달라진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금태, 쭈꾸미, 꼬치고기였는데 짝꿍이 쭈꾸미를 싫어해서 새우로 바꿔주셨다. 짝꿍 메뉴판에는 쭈꾸미 대신 새우로 수정까지 해주셨다. 섬세한 배려에 또 기분이 좋아진다. 

 

 

 

 

 

 

 

 

 

 

첫 요리는 가볍게 에피타이저 느낌의 흑임자 두부요리와 성게알, 새우. 

두부만 단독으로 먹어보고, 간장과 와사비와 먹어보고, 새우 성게알과 같이 먹어보라고 설명해주신다. 

말 잘 듣는 나는 그대로 따라 먹음. 두부가 굉장히 쫀득하고 그 식감이 성게알, 새우와 잘 어울렸다.

성게알은 썩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비린 맛 없이 잘 먹었다. 

 

 

 

 

 

 

 

 

 

 

창가 바로 옆이여서 그런지 추웠다. 급한대로 난로를 옆에 가져다 주셨지만 그래도 먹는 내내 한기가 돌았다.

 

 

 

 

 

 

 

 

 

 

 

인기메뉴가 벌써 나온다. 부산에서 KTX타고 올라온 고등어라고 재밌게 설명해주신다. 레몬은 떼어내고 감태와 함께 먹는 고등어스시. 비린 거 싫어해서 고등어회도 싫어하는데 맛있게 먹었다. 

 

 

 

 

 

 

 

 

 

금태구이. 내어주시면서 한동안 재료 설명을 계속 해주셨는데, 사실 기억에 남는 건 금태와 단호박 소스 뿐..

금태 자체도 너무 부드러웠고, 소스랑 찍어먹어도 맛있었다. 싹싹 긁어먹어버림!!

 

 

 

 

 

 

 

 

 

 

조개육수 샤브샤브. 

제철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 듯 하다. 이전에 봤을 땐 방어와 굴이었는데 이번엔 쭈꾸미다.

요즘 내칭구가 미니화로 감성에 푹 젖어있어서 그런 지, 계속 동영상 찍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관찰ㅋㅋㅋㅋㅋ

 

 

 

 

 

 

 

 

 

쭈꾸미와 관자. 무는 반은 샤브샤브 육수에, 반은 간장에 넣고 먹으면 된다고 설명해주셨다. 

재료를 푹 익히고 샤브샤브 야채와 같이 싸먹으면 된다.

 

 

 

 

 

 

 

 

쭈꾸미 싫어하는 짝꿍은 새우를 받았다. 쭈꾸미가 훨씬 더 맛있었다. 

 

 

 

 

 

 

 

 

 

식사 전 가벼운 요리로 크림치즈를 넣은 완두콩, 쑥 치즈크림 튀김이 나왔다. 

이전에 봤던 밤, 고구마가 더 나의 취향이어서 아쉬웠다. 한 입은 맛있었는데 먹다보니 배도 부르고, 느끼하기도 해서 클리어하지 못했다.

 

 

 

 

 

 

 

 

 

식사로는 솥밥이 나온다. 

 

 

 

 

 

 

 

 

푸짐한 솥밥 보여주시고 다시 가져가셔서 잠깐 당황. 

 

 

 

 

 

 

 

 

 

다시 1인분으로 예쁘게 담아 미소된장국과 같이 주셨다.

꼬리가 긴 생선이라고 꼬치고기라는데, 처음 들어봤지만 맛은 친숙했다. 

생선이 짭쪼름 한 것도 아니고, 솥밥도 간이 심심해서 전체적으로 밋밋한 맛이었다. 김이라도 싸먹으면 괜찮았을 텐데.

스시소라에서 먹었던 솥밥이 갑자기 그리워짐..

 

 

 

 

 

 

 

 

 

마지막 디저트, 금귤샤베트. 그리고 뚱딴지처럼 옆에 놓여있는 개구리 젤맄ㅋㅋㅋㅋㅋㅋ

디저트와, 팥, 개구리에 대해서 제일 길게 설명해주셨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금귤샤베트는 너무 셨고, 젤리는 너무 뚱딴지같아서 약간 응? 스러웠다.

 

 

잠시나마 식품업계에서 일했을 때, 출강나온 한 강사분 말로는 레스토랑에서 제일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디저트여야 한다고 했었다. 비즈니스 미팅에서 가장 센시티브한 얘기를 하기 좋은 때가 식사가 끝나고 달달한 디저트를 먹을 때이기 때문이라나. 더군다나 가장 마지막 메뉴인 만큼 끝까지 기분좋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메뉴이기도 하고.

실제로 디저트가 맛있으면 정말 기분 좋게 자리를 마무리하곤 했기 때문에 어느새부턴가 디저트 메뉴까지 유심히 보게 된다. 무아의 디저트는 그런 의미에서 디저트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좀더 깃든 메뉴가 나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처음 자리에 앉아 내 메뉴판에 새겨진 이름을 보고 느꼈던 좋은 기분이 끝까지 이어지면 좋을텐데, 식사 메뉴부터 조금씩 긴장감이 풀어진 느낌. 유종의 미가 부족해서 아쉬웠다. 좋은 의미가 담겨있었던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개구리 젤리는 아니지 않나요..코스 분위기와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분위기는 모던했지만, 전체적인 서비스는 캐쥬얼했던 약간 아이러니했던 곳.

디쉬 각각의 맛은 좋았지만 코스의 전체적인 구성과 분위기가 레스토랑 컨셉과 일관성 있게 느껴질 수 있도록 다듬고 나아가면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가격이 저렴했고, 가볍게 분위기 내기 좋은 곳이었다.

 

 

 


 

02-3445-3300

서울 강남구 논현로151길 33

일요일 휴무

7코스/9코스 메뉴

인스타크램 : mooaa.kr

주차 어려움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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